작품 갤러리
HOME > 갤러리 > 작품 갤러리   
제 목 : 얼레지의 꿈
이 름 : 최홍종
작성일 : 2012-03-27 07:21:33,       조회 : 1570,       댓글 : 0,       추천 : 0,
최홍종:크게보기
.바람난 여인, 얼레지 

글 사진 : 장로 최홍종


 올해는 봄이 참 무던히도 애를 태우고 더디 오고 있다. 아마도 음력으로 윤달이 들어서 그런가 보다. 벌써 삼월이 다지나가니 이제는 산에 가도 그렇게 부담이 없다. 이제까지는 산야가 모두 흐릿하고 누런빛으로 마음이 포근하지 못했다. 그나마 서 있는 나무들조차도 모두 긴 겨울의 아픔들을 잔뜩 지고 나목(裸木)들이 나처럼 애를 태우면서 처량하게 서있는 모습이었다.
이제는 슬슬 아니다. 움도 트고 색감도 옛날 모습을 되찾고 있다. 자세를 낮추고 눈높이를 땅으로 향하면 조금씩 조금씩 뭐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주 정성들여 보면 보인다. 쉽게 보여주지는 않는다. 봄이 열리고 있다. 바쁜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욕심일랑 모두 다 내 팽개치고 조금  여유로운 마음으로 들로 산으로 나아가 보자.
고개를 숙여 관찰하면, 오랜 세월 이 땅을 지켜 온 야생화들이 나를 좀 보아 주세요 하면서 활짝 웃으며 살며시 우리들에게 손짓한다.
위대한 아름다움이고 놀라운 신비이다.  
3월에 피는 야생화 중에서 얼레지 꽃의 매력적인 모습이 단연 돋보인다.   얼레지는 백합과의 다년생 초화(草花)류로 산악지대의 햇볕이 잘 드는 비탈이나 숲속에서 무리지어 군생(群生)하여 자란다.  날렵하고 고혹적인 모습 보고만 있어도 남정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 같다. 그나마 초봄의 햇빛을 뒤로 받으며 마치 여인이 머리를 뒤로 싹 쓸어 올리며 건방을 조금 뜨는 것 같은 자세처럼 보인다.  바닥 모양의 넓은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쑤욱 올라오고  그 끝에서 자주색 그리고 처음에는 옅은 분홍색 꽃이 한 송이씩 아래를 바라보고 피어난다.  처음에는 고개를 숙인 채 다소곳한 부끄러워하는 모습이지만  얼마 후에 꽃잎을 뒤로 활짝 젖혀 하늘을 향한다.  마치 꽃 치마를 홀랑 뒤집어 올린 모습이다.  여인이 치마를 홀랑 머리위로 벗어 올린다면 어떨가! 상상을 해 보면 ...그러면 짙은 자주색의 암술과 수술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홀려  환장하게 만드는 꽃이기도 하다. 자태가 한 눈에 넋을 잃게 만드는 여인 같다.  이 꽃을 처음 보는  사람은  화려하고 독특한 꽃의 모습과 색다른 이름 때문에  혹시 외국의 꽃이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이제는 이렇게 산야(山野)에 맨 처음 그 자태를 보이는 것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얼레지는 우리의 토종 야생화이고 순수 우리말 이름이다. 얼레지라는 발음과 어감(語感)상으론 외국어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름의 유래를 알면 수긍이 갈 것으로 믿는다.  얼레지 꽃의 넓은 잎 새를 보면 여기저기 멍든 상처와도 닮았고 병든 잎 같기도 하다. 온통 얼룩이 박혀있다. 그 얼룩이 얼레지로 변하여 제 이름을 얻었다 고한다.   
그런데 이 얼레지 꽃의 꽃말 또한 참 재미있고 그럴듯하다.  “ 바람난 여인”이란다.
아마도 이 꽃의 색감과 꽃이 피는 과정을 멋지게 묘사한 것으로 짐작된다. 바람이 난 여인은 부끄럼도 없고 치마가 올라가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겨우 내내 땅속에서 긴 아픔을 겪고 이렇게 처음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니 얼마나 경이롭고 감사한 일인가.




         작품 갤러리
HOME > 갤러리 > 작품 갤러리   
Total 1,225 출력컷수
아름다운 동행
아름다운 동행
박희철`1
2012-04-09 14:16
h: 1530 
아저씨 거시기 나왔어요!
아저씨 거시기 나왔어요!
최홍종
2012-04-07 07:33
h: 3821 
봄이오는 길목에서
봄이오는 길목에서
박희철`1
2012-04-06 12:03
h: 1552 
산동마을
산동마을
박희철`1
2012-04-05 10:38
h: 1560 
꽃 있으면 벌 오고
꽃 있으면 벌 오고
최홍종
2012-04-03 07:38
h: 1573 
매화
매화
김진철
2012-04-02 16:34
h: 1591 
고향의 봄
고향의 봄
최홍종
2012-04-02 08:34
h: 1546 
작은 정원
작은 정원
최홍종
2012-03-31 07:51
h: 1546 
매화
매화
김진철
2012-03-30 11:51
h: 1591 
얼레지의 꿈
얼레지의 꿈
최홍종
2012-03-27 07:21
h: 1571 
동박새는 안 오고
동박새는 안 오고
최홍종
2012-03-26 07:03
h: 1572 
할미꽃
할미꽃
박희철`1
2012-03-25 15:48
h: 1549 
봄의 여인
봄의 여인
최홍종
2012-03-23 06:51
h: 1437 
접사
접사
박희철`1
2012-03-22 13:20
h: 1664 
노장의 위력
노장의 위력
최홍종
2012-03-20 19:47
h: 1552 
꿈꾸는 섬
꿈꾸는 섬
박희철`1
2012-03-19 13:19
h: 1579 
   71  72  73  74  75  76  77